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끄적끄적/여행

강릉 사근진 사천진 해변 동해 바다 2일차, 동해 여행 2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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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릉과 동해 여행의 2일 차입니다.
다녀오긴 했는데 두 달 반이 지난 지금은 사진을 보기 전까지는 아무 기억도 나지 않네요.
뭐, 어제는 뭘 했는지 뭘 먹었는지도 기억 못 하는데 당연한 걸까요?
아무래도 다시 가봐야 할까봐요. 잠잠해지면 꼭 다시 가보고 싶었던 동해 여행임에는 틀림없습니다.

​2일 차 계획은 아침 일찍 일어나서 일출을 보고 해변을 걷다 맛집에 가서 맛있는 걸 먹는 스케줄이 있었어요.
하지만 날이 흐려 일출은 보이질 않았어요.

 

새벽 5시쯤 일어났다가 일출을 못 봐서 다시 자다 일어나 6시쯤 찍은 사진이에요. 날만 좋았다면 정말 근사한 일출을 볼 수 있었을 것 같아요. 동해에 간다면 다시 한번 동해 호텔, 바다에 꼭 가고 싶어요.

 

10시 반에 호텔 퇴실을 하고 강릉 가는 방면의 물회 맛집으로 갔어요. 좋은 날 N이라는 곳인데 사진을 못 찍었어요. 아들과 움직이다 보니 너무 정신이 없어서. 11시에 도착했는데도 사람이 꽤 많았어요. 30분을 기다린 후에야 밥을 먹을 수 있었답니다.

 

밥을 다 먹고 사천진 해변 포이푸 카페로 이동을 했습니다. 해안로를 따라 드라이브를 하며 가는데 진짜 너무 예뻐서 갓길에 차를 세우고 사진을 찍었어요.

 

 


경포 해변이라는 푯말을 지나고 보게 된 곳이라 경포 해변 끝자락인 것 같아요. 사람의 발길이 닿지 않는 곳이었어요. 들어가고 싶은 마음은 굴뚝같았지만 왠지 빠질 것 같더라고요. 눈으로만 힐링했어요. 정말 예쁘지 않나요? 아침에는 날이 흐릴 줄만 알았는데 날이 정말 좋았어요.

 

10분 정도 달려 포이푸 카페에 도착했어요.​ 포이푸 서핑을 같이 운영하고 있는 곳인데요. 월요일인데도 불구하고 서핑하는 분들이 정말 많았어요.

몇 번의 동남아 여행을 하면서 그곳에서 주는 풍경과 분위기에 좋아서 매년 동남아, 휴양지 여행은 해야겠다고 다짐했는데 요즘 시국이 시국이다 보니 그럴 수가 없잖아요. 그래서 동해 여행을 찾아보면서 휴양지 카페를 찾았는데 와보니 굉장히 만족스러웠습니다.

 

 


분위기도 마음에 들었지만 카페에 앉아서 보는 바다 풍경이 정말 예술이에요. 차만 안 보였으면 더 좋았겠지만 별도의 주차공간이 없어 대부분 해안가 근처에 주차를 했어요. 그리고 제가 서핑을 안 해서 몰랐는데 사천진 해변이 서핑의 장소였던 이유가 있었어요.

 

사천진은 물이 생각보다 깊어요.​ 물은 엄청 맑고 사람은 많지 않아서 서핑 하기에 최적의 장소예요. 하지만 아들이 놀기에는 잠깐 한눈만 팔아도 위험할 것 같더라고요. 결국 지나온 사근진 해변으로 이동했어요.

 


사근진 해변이에요. 역시나 아름답습니다. 가까이 가보니 사천진 해변보다는 얕은데 동해 어달해변보다는 깊어요. 위쪽 바다로 갈수록 깊어지는 것 같아요.

 

점심시간이 지나고 이동을 하니 날도 약간 흐려졌어요. 전날보다 기온도 떨어져서 물에 못 들어가게 했어요. 전날처럼 물에 들어가는 사람들도 확실히 적더라고요. 그래도 물에 들어가고 싶다고 하면 손을 잡고 발만 담글 수 있게 했답니다.

 

 


이틀 동안 모래놀이를 원 없이 했어요. 그런데도 집에 가기 싫다고 해서 잠시 고민하던 찰나! 아빠는 잠깐 화장실을 갔고, 아들과 단둘이 있는데 갑자기 아들이 옆으로 가는 거예요. 모래를 가지러 가나보다 했는데 갑자기 싸한 느낌적인 느낌이.... 얼른 쫓아갔지만 결국 사고를 쳤어요. 연인이 돗자리 위에 누워 눈을 감고 쉬고 있었는데 남자분에게 모래를 확 뿌렸어요.

조금만 더 빨리 알아차렸어야 했는데 설마 그러리라 생각도 못 했고, 모래에 발은 푹푹 빠지고 제 몸뚱이가 원망스럽더군요.

"죄송합니다, 죄송합니다."

 

연신 죄송하다고 하며, 그분 앞에서 아들을 혼내고 허리 숙여 인사까지 시켰어요. 기분 좋게 힐링하다 이게 무슨 날벼락입니까. 너무 죄송하더라고요. 다행히 남자분께서 괜찮다고 말씀해 주셔서 정말 감사했습니다.

결국 아드님은 집으로 강제 소환당했답니다. 그동안 혼나도 장난치거나, "미안해" 이러면서 안겼던 아들이 혼내는 내내 고개를 푹 숙이고 있는 거예요. 한편으론 화가 나는데 처음 보는 모습에 놀라기도 했어요.

​"고개 좀 들어봐!" 

고개를 든 아들의 눈에 눈물이 그렁그렁 합니다. 이제 그러지 않는다고 약속까지 받아낸 후에야 안아줬어요. 생수에 대충 몸을 씻기고 차로 돌아가는 내내 제 어깨에 고개를 박은 채로 말도 안 하더라고요. 안쓰러우면서도 왠지 많이 자랐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이날 이후 다섯 살 아드님은 아기에서 어린이로 업그레이드되었어요. 두 달 반이 지난 지금은 말은 청산유수고, 엄마 아빠에게 잔소리도 하고, 능글능글 능구렁이가 따로 없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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